경험

1.

<연금술사>였던가. 내가 원하고 원하면 온 우주가 도울 것이라는 말. 내가 간절히 원하고 원한 건 그 사람과의 통화. 꿈 속에서도 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화 연결을 시도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전화가 왔단 말이다. 꿈에서는 내가 전화를 하고 있었는데, 벨 소리에 눈을 떠보니 휴대폰 화면에 그 사람의 이름이 보였다. 절대 전화할 사람이 아닌데 왜일까 의아해 하며 꿈에게 감사해 했던, 꿈인지 생신지 했던, 이런 경험.

 

2.

위내시경. 수면 내시경 말고, 그냥 생(된 발음으로 발음) 위내시경.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 인간인지 궁금해서 시도했던 내시경. 생각보다 죽을 만큼 아프거나 추하거나 하지 않아서, ‘할만하네하고 나왔던 위내시경. 그런데 나와같은 경험을 한 사람의 경험담을 모르는 척 묵묵히 듣고 있어야 했던 황당한 경험. ‘나도 얼마 전에 했어라는 말은 귀찮아서 하지 않았을 뿐인데, 내가 수면 내시경을 하지 않은 이유와 내시경하는 동안의 느낌과 고통, 심지어 증상과 병명까지 나와 같았던 이상한 사람의 이상한 경험. 특별함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 이런 경험.

 

 

 

 

 

 

 

 

 

 

by kiinni | 2010/01/31 20:19 | 공공칠 | 트랙백 | 덧글(0)
애플, iPad

가끔 궁금하다. 우리 회사에서만 애플이 이렇게 뜨거울까. 다른 회사들도 그러려나. 우리 회사에 얼리어답터는 없다. 그런데 애플에 한해서는 예외다. 브랜드를 연구하는 사람들이기에 최고의 브랜드에 늘 관심이 있다는 것으로 확대 해석하기에는, 디자이너들이 많기에 애플은 생활이라고 얼버무리기에는맞기도, 아니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의 iPad 키노트가 있던 27일 새벽 이후. 회사 사람들에게 받아 본 두 개의 링크. 감상하시길.

 

http://www.funnyordie.co.uk/videos/d2b714361c/hello

http://www.journalog.net/coolpint/23565







by kiinni | 2010/01/30 14:19 | 에딧킴 | 트랙백 | 덧글(0)
봄 버전의 GMF

궁금하군




by kiinni | 2010/01/26 04:32 | 트랙백 | 덧글(2)
쥐꼬리만한 월급, 극심한 추위. 그리고...

남자들은 위험천만한 여행을 원했다.

쥐꼬리만한 월급, 극심한 추위.

길고 칠흑 같은 어둠.

끊임없는 굶주림.

불투명한 무사 귀환.

성공했을 경우 명예와 인정을 얻음.








뭘까?
1915년 타임지에 실린 '대서양 원정대 모집 광고'란다. <리더십 에센스>라는 책에서 발견한 이 문구 앞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반드시 비전과 임무 선언으로 구성원들에게 목적을 불어 넣을 필요는 없다. 인간 본성의 일부로 이미 내면에 잠재한 목적의식을 새롭게 일깨워주는 방법도 있다."
맞다. 
때론 솔직함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그런데 더 놀라운건,
이 글의 소제목은 '
이 일이라면 내 인생을 걸어도 되겠어'였다는 것. 이 작은 따옴표 안의 문장을 단 한 번이라도 되뇌 본 적이 있다면, 위 광고 문구가 새롭게 보인다.





by kiinni | 2010/01/13 21:44 | 공공칠 | 트랙백 | 덧글(0)
이공일공

차가 하늘을 날 것 같았던 이공일공의 첫 날. 난 후배가 심부름 값도 없이, 게다가 천오백 원이나 덜 받고 사다 준 GQ를 핑크색 침대보 위에서 읽고 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GQ와 베이지색 레이스 커튼 사이에 윤아가 자고 있다. 묘사를 하고 보니 요조숙녀의 방 같지만, 사실 반 나절 전까지만 해도 엄마가 손님들이 오는 날에는 살며시 문을 닫아 버리곤 하던, 쓰레기통이었다. 그리고 윤아는 언니는 자우림의 김윤아라고, 형부는 소녀시대의 윤아라고 주장하는 나의 첫 조카다. 언니와 형부는 윤아를 엄마와 내게 맡겨 두고 <아바타>를 보러 타임스퀘어에 갔다. 그래서 나는 나와 우리의 김윤아가 깨기 전에 이공일공의 첫 포스팅을 마쳐야 하고, 이걸 시작으로 다시 블로깅을 열심히, 의무적으로 할 생각이다. 여기가 일종의 창조적 긴장점이 되어주길 바란다.

이전에 내게 창조적 긴장점은 필름2.0과 한겨레21, GQ와 같은 잡지들,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과 수필들, 그리고 그것들을 읽고 정리할 수 있는 아침 7시부터 9시였다. 그런데 이공공구에는 잡지도, 책도, 7시 출근도 점점 사라져 가는 것으로 연말을 맞았다.

 

돌이켜보니 이공공구는, 영화를 참 열심히 봤지만 포스팅은 거의 하지 않았고, 읽은 책이라고는 GQ를 사다 준 후배가 선물로 준 <자기만의 방> 정도가 떠오르며, 내 일만 열심히 하면 땡이라는 생각에서 팀웍이란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된 것 같고, 종종 비루와 사케를 즐겼지만 심각하게 취했던 기억은 () 없고, 인간 김경희에 대한 오해와 편견, 아니 오만(?)과 편견을 조금 깨달은 것 같고, 자잘한 추억들이 꽤나 되지만 몇 번의 커다란 실수 때문에 그 추억들이 벌써 바래져 버렸다. 그리고 우리 윤아가 생겼다(라는 말로 급 포장 마무리한다).

허지웅도, 이우성도 없는 GQ를 읽으며, 텍스트의 영문자간을 '0'으로 조절하고 싶은 욕구를 참고, 오탈자가 발견되는 희열을 가끔 맛보다가 '서른 살은 목마르다'라는 꼭지에 멈췄다. 나도 그 질문들에 대답해 보고 싶어서다. 이공일공에 서른을 맞는 사람들에게 아홉 가지 질문을 던지고 몇몇의 서른 살을 맞은 청춘들이 답을 하는 기사다. '서른' 대신 '아홉수'라는 수식어가 붙는 나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일년 먼저 서른을 맞았다고 상상해 봤다
.

(
갑자기, 아홉수에 관련한 좋지 않은 기억이 떠올랐다. 지난 달에 동남문고에서 약속 시간을 기다리며 잡지들을 뒤적거리는데 <보그 걸>에서 '아홉수는 없다'라는 작은 기사에 눈길이 가서 읽다가 깜짝 놀랐다. 보그 걸들에게 아홉수란, 열아홉을 의미하는 거였다. 아홉수라고 하면 으레 스물아홉을 생각하던 내게, 그 소녀들도 아홉수 운운하고 있다는 것은 조금 충격이었다
.)

, 그럼 시작.

서른 살은 목마르냐, 스물아홉수는 목이 탄다.

1.
무슨 일을 하나? 2. 몇 개의 숫자로 당신의 20대를 정리한다면? 3. 지금 통장엔 얼마가 있다? 88만원보다 많은가? 그걸로 뭘 할 건가? 4. 당신이 동세대를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반대로 동떨어져 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5. 당신이 생각하는 서른 살의 나잇값은 어떤 건가? 6.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일은 무엇인가? 7. 당신이 서른 살에 스스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가? 8. 20대의 마지막 날, 2009 12 31일에 어디서 뭘 하고 싶나? 9. 그래서, 당신은 젊은가?

1.
직함은 에디터다. 그런데 그냥 편집자는 아니다. 차원(?)이 다른 에디터라고 말하고 싶다. 2. (어려우니, 시간이 될 때 마무리 하겠음) 3. 다행히 88만원보다는 많다. 그걸로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4. 동세대라고 한면, 나는 누구와 동세대일지 고민 중이다.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으나, 가끔 아이돌들이 더 이상 '오빠'가 아닐 때 그들과 동세대가 아님은 느낀다. 5. 모르겠다. 6. 지금 당장은 생각나는 게 없다. 7. 나 자신에게 진솔한 사람이 되어 있으며,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갖고 있는 인간이고 싶다. 8. 2009(내게는 2010) 12 31일 자정을 의미하는 건가? 그렇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따듯한 곳에서 같은 책을 읽고 있고 싶다. 9. 물론이다.

하고 보니, 별로다. 질문이 좋지 않았다 라고 말하고 싶다. 역시나 질문이 좋아야 답이 좋다는 건 진리인가 보다.
 

 

, 우리 윤아 잘도 잔다.


-

기대했던 클린트이스트우드의 인터뷰는 번역의 문제일진 모르겠으나, 기대 이하였고, 장우철 에디터가 진행한 태양과의 인터뷰는 꽤나 흥미로워서 한 번쯤 따라해 보고 싶었다.










by kiinni | 2010/01/02 02:46 | 공공칠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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