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똥파리

글쎄, 나는 영화를 본 건가.


아침 뉴스에서 잠결에 감독의 인터뷰를 봤다. "제가 모르는 건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웃으며 말하는 감독이자 주인공이자 작가에게 속아서 봤다. '재미있는 깡패 영화'라고 소개한 지인에게도 속았다. 왜 아무도 <똥파리>의 영문 타이틀이 'Breathless'인 것을 알려주지 않은 걸까. <낮술>의 영문 타이틀은 솔직하게 Daytime Drinking인데 말이다. 아무런 마음의 준비 없이 본 것이 다행스럽기도, 원망스럽기도 하다.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떠올린다면, <죽거나...>는 분명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 컸다는 것이 차이다.

이 영화가 상을 많이 받은 영화로 홍보되고 있는 것은 <올드보이>가 받은 그것과 다를 것이다.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을 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참 잘 했어요'의 의미도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의 의미도 '수고했다'라는 의미는 더더욱 아닐 것이다. 추천을 하라면, 추천을 하겠다. 단, 적극 홍보하고 싶지는 않다. 발걸음이 닿으면 가서 보되, 조용히 보고, 조용히 응원했으면 한다.

말이 길어지기 전에 그만 둬야겠다. 이제 영화를 보고 입을 나불거리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 단지 삼주째 끙끙 앓고 있던 고민거리가 정말 똥파리스러울 뿐이다.





by kiinni | 2009/04/19 23:41 | 문화인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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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상록수 at 2009/04/26 07:36
세계의 문화를 지배하는냥 거들먹거리는 이 나라에서, 나는 점점 빈곤한 문화인 또는 문화적으로 빈곤한 유학생이 되어가고 있다. ㅡㅡ;
보고 싶은 영화가 많다. 쩝.
Commented by kiinni at 2009/04/30 13:15
여기에선 가장 문화적으로 풍유로운 삶을 사시던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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